The Fourth Stein.
Eunji Park​, September 13, 2018

독일어 Stein은 돌이란 뜻을 갖는다. 동시에 노르웨이와 유대계에서 사용되는 성씨이기도 하다. DDDD의 첫 프로젝트 주제어를 돌로 정했을 때, 나는 금새 두 번째 의미를 떠올렸다. Stein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두 번째 의미가 자동 탈락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나는 돌의 형태나 문양에 의미가 부여된 수석을 모으는 행위와 달리 Stein의 성을 가진 사람들을 찾았고 더 정확히는 그들이 직접 작성했던 텍스트를 수집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하는 것보다 ‘어떤 텍스트인가’였다. 그러나 저자와 글을 완벽하게 분리 할 수 있을까? 기존의 텍스트들을 토대로 새로운 글을, 새로운 저자를 만드려는 시도는 어쩌면 시작부터 어그러진 것일 수도 있겠다.

혹자는 ‘Literary Curator’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출판이 예술행위로 활용될 때 curator와 writer의 접점에 해당하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Publishing as artistic practice) Kenneth Goldsmith는 책 한 권을 할애하여 문학에서 ‘저자성’이 사라진 이후 창조적인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하는데, 요는 앞으로 문학은 어떻게 글을 잘 쓸 것인가 보다 어떻게 잘 엮을 것인가에 방점이 찍힌 시대에 처했다는 것이다. (Uncreative Writing) 텍스트를 엮는 행위가 쓰는 행위를 대체할 수 있을까? 디지털 이미지가 수집자에 의해 거리낌없이 복제되고, 변형되고, 또 왜곡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듯 텍스트 또한 그처럼 자유로울 수 있을까?

Stein을 검색한 후 몇몇의 인물과 그들의 정보를 발췌했다. 그리고 인터넷과 도서관에서 문헌 자료를 찾아보고 최종적으로 18세기, 20세기,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텍스트를 발췌했다. 각기 다른 목적에서 작성된 이 텍스트들은 서로 다른 형식 (손편지, 소설, 트윗글) 취하고 있었고, 나는 아래의 사항을 유의하여 이들을 엮었다.

1. 글을 만들되, 글을 쓰지 말 것

2. 글을 엮되, 글을 엮지 말 것

3. 엮은 글의 다양한 포맷에 대해 생각해 볼 것

1번과 2번은 얼핏 말장난 같지만, 글에 순수한 편집행위만 남기기 위해 만들어낸 조항이다. 발췌만으로 10페이지 가량의 텍스트를 쌓았으며, 번역이 필요한 경우 구글 번역기를 활용했다. 글의 순서에 사적인 의도가 배제되도록 첫 문장의 단어가 포함된 텍스트를 다음 순서에 배열했다. 물론 수많은 Stein씨의 텍스트 중 일부를 직접 고를 때부터 글쓴이로부터 혹은 나로부터 멀어지려고 했던 시도는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기계적으로 엮어 새로운 텍스트를 만들고자 했으나,텍스트는 이미지처럼 쉽게 텅텅 비어지지 않았다. 반면 예상치 못한 지점에 도달하기도 했는데, 세 인물이 각기 다른 시대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존재 방식에 대해 고민했던 흔적들이 텍스트에 매우 유사하게 드러났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가족의 성(姓)과 문화, 심지어 종교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추구 되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받기도 하는데, 성씨 혹은 가문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희석된 사회에서 나고 자란 나로써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3번은 텍스트를 읽는 방식을 달리하게 하기 위해 각기 다르게 편집한 것이다. DDDD 웹 페이지를 통해서 한 화면에 접할 수 있게 한 것, 인쇄를 염두한 PDF, 그리고 오디오 북이 그 결과다. 오디오는 'The Fourth Stein'을 읽는 기계음과 이 인물들의 실제 육성, 그리고 인물의 역할을 분한 극 중 배우의 음성을 편집한 것이다.

Stein in German means 'stone'. At the same time, it refers to a family name used by people in Norwegian and Jewish communities. After we decided on the first theme of DDDD’s project, 'Stone', I immediately recalled the latter meaning. Interestingly, if Stein is translated into Korean, the second meaning will be dropped automatically. Instead of searching for stones with idiosyncratic patterns and shapes, I sought to search people who have the surname Stein and collect their writings. Finally, I found the texts of the three women who lived, respectively, in the 18th, 20th century, and one who is still living today. Their texts were written in different forms such as the handwritten letter, novel and tweets. Incidentally, I’ve also tried to come up with some methods on how one goes about building up a totally new type of text, and I devised the rules as below.

1. Create a new text, but do not write it

2. Compile the texts, but do not edit them subjectively

3. Think about the different ways of publishing the ‘The Fourth Stein’.

‘The Fourth Stein’  is a short pseudo-novel made in two formats: PDF file and audio file.